25/02/2023
그 동안 행방이 묘연했던 호스트는, 호스트는 말입니다. 시집 간 거 아니고요, 아팠던 거 아니고요, 약간의 신상 변화가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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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곽지에서 중문의 빌라로 이사를 했고요. 첫 자영업인 #레이지버드 를 폐업하고, (사)제주올레에서 업무를 시작했어요. 제주올레는 제주의 자연, 문화, 마을들이 잘 연결되도록 길을 만들어 도보 여행자들이 제주의 속살을 깊이 경험하도록 하는 트레일, 교육프로그램, 환경캠페인, 규슈/몽골 해외올레 사업을 하는 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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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1) 레이지버드 호스트로 가졌던 관심사나 제주올레 멤버가 되어 추진하고 경험하게 될 일들이 크게 다르지 않은 점, (2) 레이지버드 같은 굿-라이프를 위한 시간, 공간, 영감에 관한 일은 호스트의 평생의 과제이므로 당장 4년 차를 이어 유지하는 것에 조바심 낼 필요가 없다는 것, (3) 오히려 5/60대에 수행할 일을 위해서라도 그 전에 새로운 경험을 쌓고 그간 업데이트 되지 않은 업무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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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호스트는 느긋했던 시골 민박집 라이프에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출퇴근하는, 퇴근하면 동료들과 술도 얼큰하게 마시는, 집에 오면 만사 귀찮아 씻지도 않고 쓰러져 자다가 아침이면 허겁지겁 출근하는 그런 신입의 생활을 한 달 반 정도 했습니다. 혹시나, 만에 하나, 한 달 만에 내가 미쳤지 미쳤어 하며 때려 칠 수도 있으니 😅😂🤣 그 동안은 말씀 못 드렸어요. 낯선 지역, 어색한 집, 기대와 동시에 걱정도 되는 직장생활, 우당탕탕 적응하느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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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남아있는 레이지버드 마무리 소회며 서귀포의 새로운 생활이며 종종 소식 전하겠습니다. 호스트에서 직장인이 되며 새롭게 혹은 새삼 다가오는 것들을 건져 올려 볼게요. 삶의 기본이자 토대인 혼자의 힘을 키우는 지혜에 대해 고민하고 나누는 계정으로 차근차근 단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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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엔 요즘 매화가 퐁퐁퐁- 🌸🌿🌼 사진은 저의 새로운 환경 에서 가져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