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10/2022
생애 첫 대회, 무사히 마치고 왔습니다. 다음을 위한 반성, 기록용, 제3자가 보기에는 조금 웃길 수도 있는 피드.
결선에서 두 가지 생두 프로파일을 제출해야 했는데, 브루잉 평가용 생두인 예멘 프로파일을 완성하기 전에 제 이카와가 말을 안 듣기 시작합니다. 충격을 받은 직후부터 연동이 안 되어서 프로파일 저장을 할 수 없게 된 상황.
마감 며칠 전부터 제주도내 이카와 유저를 수소문하다가 결국 못 찾고 미완성 프로파일을 제출했는데, 그 다음날 커피파인더 대표님과 연락이 되었습니다. 하루만 일찍 알았더라면 뭔가 달라졌을까, 싶기도 한데 아닐 수도 있으니까 잊어버리기로 했습니다.
초면인 파인더 매장에 불쑥 찾아가서 미완성 프로파일로 돌려보니 예상대로 망했습니다. 기권할까 생각까지 했는데 망해도 현장에 가서 망하자, 마음먹었습니다. 사실은 비행기표도 전날에야 비로소 끊었습니다 하하🥹
결선 대회 당일 규정도 자세히 안 읽어보고 새벽 비행기로 올라갔는데... 오전에 예정되었던 플레이버 평가는 선수가 아니고 심사위원만 참가하는 것이었다는... 그래서 저는 네 시간 동안 성수역 부근을 바람개비처럼 맴돌았습니다.
교훈 1. 대회 일정을 자세히 읽어보자.
가장 중요한 가산점을 얻을 수 있는 세션2가 브루잉 평가라, 브루잉 도구를 싸들고 갔습니다. 캐리어도 없고 뭣도 없어서 세탁망에(...) 모두 쑤셔넣고 갔는데, 드립포트 구스가 세탁망에 끼어서 망이 찢어졌습니다. 유리서버랑 도징컵이 가방에서 계속 굴러다녀서 또 멘붕... 현장에 가보니 모두 별도 캐리어에 질서정연하게 가지고 오셨다는...
교훈 2. 소형 캐리어를 구입하자..
미완성 프로파일로 로스팅한 예멘은 평소보다 많이 라이트했는데, 그나마 평창수로 테스트했을 때에 미간주름이 한 개 덜 생기는 정도였습니다. 브루잉 생수는 별도 지참이 가능했는데, 에이 설마 서울에 평창수 안 팔겠어... 예, 안 팔더군요...?
성수역 부근 편의점 다섯 군데를 돌아다녔는데 없어서 제공해주시는 물로 내렸습니다. 물론 프로파일부터 꽝이었기에 생수가 달라졌다고 엄청 좋아지지는 않았을 겁니다.
트레이도 안 챙겨갔는데, 필요했습니다... 앞서 추출 끝낸 다른 선수분에게 트레이 빌려달라고 하고 싶었는데 꾹 참았습니다.
교훈 3. 준비물은 다 챙겨가자...
가기 전까지 고민했는데, 가보니 재미도 있었고 어느 포인트에서 즐기면 좋을지 조금 감이 잡혔습니다. 저녁 비행기로 내려오느라 다른 선수분들과 교류는 많이 못했지만, 눈빛과 멋쩍은 웃음을 주고받은 것만으로도 좋았습니다(뭔지 모를 동질감).
1위 발표하는 순간 모든 선수가 현장이 떠나가라 박수와 환호성을 보냈는데, 120% 진심인 것이 느껴졌습니다. 막상 가보니 모든 선수가 서로에게는 1위였습니다.
좋은 대회 준비해주신 기정, 선뜻 매장 기기 내어주신 커피파인더 지준호 대표님과 가족분들, , SNS와 문자로 응원해주신 친구와 지인분들,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또 대회에 나가게 된다면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이상, 제주에서 무소속 김세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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