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10/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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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20주년 여행의 절반이 지났다. 세비야에서 차를 빌려 론다, 그라나다, 말라가등 안달루시아의 도시들과 포르투갈 리스본에
다녀오는 루트.
아직 은퇴하지 않은 남편에게는 다소 긴 여행이며 3일에 한번 도시를 이동하는 일정은 나에게도 오래만이지만, 이런 식의 여행이 아직 50대이기에 가능하다 믿으며 부지런히 유랑중이다.
바르셀로나를 제외하고 이베리아 반도는 처음이기에 모든 여정이 새로웠지만 여행에
일가견이 있는 헤밍웨이의 말대로 750m의 고도 론다는 중년의 커플에게도 충분히 로맨틱한
도시였다.
모든 것이 멀기에 더욱 특별했던 론다를 떠나 "유럽의 발코니"라는 네르하의 호텔에서 이베리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올해 60주년을 맞은
호텔은 이곳이 실버타운인가 싶을만큼 노년의 커플들이 많았다. 정어리구이로 유명한 식당에서 마지막 저녁, 옆테이블의 60대 커플이 조식당에서 우리를 보았다며 친근하게 인사한다. 잉글랜드 요크 지방에서 매년 발콘 드 유럽에 온다는 부부는 올해도 이 호텔에서 일주일동안 같은 조식을 먹으며 저녁에는 이집 정어리를 먹으며 휴가를 보낸다고 한다. 우리의 여정에 관심이 많은 발랄한 영국아줌마는 파리를 거쳐 이탈리아로 넘어가는 우리의 여정을 듣고 Oh! Paris라며 탄식했지만 모두가 와인을 마시는 안달루시아의 식당에서 나홀로 생맥주를 마시는 요크 아저씨는 한국이 궁금하지만 두시간 이상 비행기는 타지 않을거라고 단호히 말한다.
늦은밤 환갑의 호텔
로비에는 이곳의 역사를 대부분 지켜보았을 백발의 노신사가 어느날은 로컬 CAVA와 파란 호텔 로고가 새겨진 쿠키, 또 어느날은 창립 60주년 기념 커플티를 건네주었다.
🙅♀️10년후 우리도 이 호텔과 같은 나이가 되요! 10년후 이곳에 다시 오고 싶어요!!
👋Señor! 9년후 나는 이 호텔을 떠나요 오려면 그 안에 다시 와요🤟
환갑을 앞둔 나는 똑같은 호텔에서 똑같은 조식을 먹으며 미니멀한 인생을 살고 있을까?
인생의 반환점, 여행의 반환점을 찍어준 유럽의 발코니여🌊 다시 만날 그날까지 안녕!
#미세스투머치
#맥시멀리스트의여행